theTAX tv 채흥기 기자 | 가짜석유 44억 원 어치와 자료없이 유류를 거래한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탱크로리 6대 분량 2억 원 상당이 현장에서 압류됐으며, 먹튀주유소에 대해서는 조세채권을 확보했다.
(영상 제공: 국세청)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지난 9월부터 12월초까지 먹튀주유소 등 35개 유류업체를 조사해 무자료 유류 304억 원과 가짜석유 44억 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적발은 지난 9월 발족한 불법유류대응 TF(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관련 협회, 한국해운조합, 4대 정유사) 자문과 자체 수집정보를 토대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자료없는 석유류 유통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 과세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400건이 적발돼 786억 원을 부과했으나 징수한 세금은 고작 3억 원에 불과했다.
가짜 석유 제조 일당은 차량용 경유에 무자료 선박유나 값싼 등유를 혼합해 44억 원 상당의 가짜석유를 제조한 후 19개 먹튀주유소를 통해 유통시켰다. 특히, 이들은 노숙자나 생활빈곤자에게 일정의 금액을 지불한 후 이들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적발되면 먹튀하는 수법을 썼으나 국세청의 끈질긴 추적끝에 실행위자를 알아내 고발조치됐으며, 계속 사업중인 먹튀 혐의 주유소 10곳은 폐쇄 조치됐다.
교도소에서 알게된 이모씨와 박모씨는 출소 후 바지사장을 내세워 판매대리점과 19개의 먹튀주유소를 설립했으며,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11개월간 자동차용 경유와 무자료 선박유, 값싼 등유를 혼합해 44억 원 상당의 가짜석유류를 제조한 후 19개 먹튀주유소를 통해 차량용 경유로 속여 판매했다.
이들은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도피자금 1억 원을 주기로 하고, 대신 처벌받을 사람 2명을 포섭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착수 당시 19개의 먹튀주유소는 이미 폐업한 상태였으나 실행위자 이모씨를 적발해 세금을 부과했다.
또한 노숙자와 기초생활수급자를 바자사장으로 내세워 먹튀주유소를 운영하던 실행위자 김모씨가 적발돼 매출누락 68억 원과 무자료 매입 54억 원에 대해 세금부과와 함께 고액 세금계산서 미수취 혐의로 고발됐다.
모판매대리점은 정유사로부터 면세유 11만 4,000톤 100억 원 상당을 자료없이 매입해 먹튀주유소 등에 유통시켰다. 급유대행업체 A는 브로커 B로부터 뒷돈을 받을 목적으로 모외항선박과 공모해 면세유 1만 4,000톤을 빼돌려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자료없이 매입해 먹튀주유소 등에 판매했다.
국세청은 11일 불법유통대응TF 2차회의를 개최해 이번 조사내용과 향후 대응체계 개편 방안 등에 대해 공유한다. 사업자등록 시 명의위장 여부 검증 강화, 먹튀장소 재개업자․바지사장 혐의자 등 상시․특별관리하고 단속시기 최대 4개월 단축키로 했으며, 13개 기관의 면세유 자료를 전산 관리하는「면세유 통합관리시스템」을 2024년 3월부터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수동으로 분석하던 면세유 거래자료 등에 대해 앞으로는 각 기관의 면세유 자료를 국세청이 전산관리해 면세유 부정유통, 무자료거래, 면세유 부정수급 등 면세유 관리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국세청 최재봉 법인납세국장은 인사말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짜석유 제조 판매업자와 먹튀주유소 등에 강력 대응하고, 향후 대응체계 개선, 신종 조세회피 수법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불법유류 대응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F 위원들은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충을 주문했으며, 4대 정유사들은 외항선박에 면세유를 공급하면서 급유대행업체와 판매대리점을 관리 감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