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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행정

국세청, 폭리·탈세 혐의 103개 업체 세무조사…3,898억 적출·1,785억 추징

4차 조사 14곳 추가 착수…밀가루 담합업체 등 탈루혐의 5천억 원 규모

theTAX tv 채흥기 기자 |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며 탈세를 일삼은 담합·독과점 업체 등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여 3,898억 원을 적출하고 1,785억 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1월까지 3차에 걸쳐 담합, 독·과점, 가공식품·생필품 제조, 농축수산물 유통업체 등 총 10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고 지난 9일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밝혔다. 

 

 

지난해 9월 25일 착수한 1차 조사에서는 53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종결해 3,898억 원의 탈루세액을 적발하고 1,785억 원을 추징했다. 특히 국민 먹거리와 관련된 독·과점 업체 3곳의 추징세액만 약 1,500억 원으로, 전체 추징세액의 약 85%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악용해 가격을 손쉽게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늘어난 이익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추모공원을 운영하는 한 장례업체는 이용료를 인상한 뒤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등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5년간 1년 매출액의 약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탈루한 사실도 확인됐다.

 

가공식품 업체, 리베이트·특수관계자 거래로 원가 부풀려

물가 관련 세무조사에서 가장 큰 적발 규모를 보인 분야는 독·과점 구조 속에서 가격을 인상한 가공식품 제조업체였다.

 

한 인기 먹거리 제조업체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광고계약으로 위장해 판매점 등에 거액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이를 광고비로 변칙 처리했다. 또한 특수관계법인에 원재료 구매대행 수수료를 과다 지급해 이익을 분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부당 비용은 제품 가격에 반영돼 22.7%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됐다.

 

‘아이들 먹거리’를 생산하는 또 다른 가공식품 업체는 특수관계법인에 물류비를 과다 지급해 이익을 이전했으며, 이로 인한 유통비용 상승은 제품 가격 25.0%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2·3차 조사 진행…담합·할당관세 악용 업체 포함

국세청은 2025년 12월 23일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담합이 적발된 가구·비닐하우스 필름 제조업체 7곳과 물가안정 지원제도인 할당관세를 악용한 소고기 등 수입업체 4곳을 조사 중이다.

 

지난 1월 27일에는 검찰 수사 결과 기소된 설탕 담합업체와 공정위 조사 대상 가구 담합업체에 대해 3차 조사를 시작했으며, 현재 탈루 혐의에 대해 심층 조사 중이다.

 

설 앞두고 4차 조사 착수…14개 업체 5천억 원대 탈루 혐의

국세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탈세 혐의 업체 14곳에 대한 4차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은 △가격 담합 등 독·과점 가공식품 제조업체 6곳 △원가를 부풀린 농축산물 유통업체 및 생필품 제조업체 5곳 △가맹비 매출을 누락하고 거짓 원가를 신고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곳이다.

 

이 가운데 밀가루 가공업체는 사다리타기 방식으로 가격 인상 순서를 정하고 지역·고객을 나누는 방식으로 수년간 가격과 출하량을 담합해 제품 가격을 44.5% 인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는 2026년 2월 2일 검찰에 의해 6조 원 규모 밀가루 담합 혐의로 기소된 업체 중 하나다. 이 업체는 거짓 계산서를 주고받으며 원재료 매입단가를 조작하고, 명예회장 장례비와 사주 소유 고급 스포츠카 유지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간장·고추장 등 발효 조미료 제조업체 역시 원재료 국제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10.8% 인상해 영업이익이 300%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포장용기를 사주 자녀 소유 법인에서 고가 매입하고, 고액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축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청과물 유통업체는 할당관세 혜택으로 과일을 8% 낮은 가격에 매입하고도 판매가격을 4.6% 인상했으며, 특수관계법인에 유통비를 과다 지급해 세금을 탈루했다. 물티슈 제조업체는 실체 없는 특수관계업체를 거쳐 유통비용을 부풀리고, 상표권을 사주 명의로 등록해 법인 자금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00개 이상 가맹점을 둔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는 로열티와 광고분담금을 신고 누락하고, 실제 근무하지 않는 사주 배우자·자녀에게 수십억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또 다른 분식 프랜차이즈는 가격을 11% 인상하고 용량을 20%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마진을 확대하면서 신규 가맹비 등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생활물가 밀접 업종, 강도 높은 세무검증”

국세청은 앞으로도 공정위·검찰 등의 조사로 담합 및 독·과점 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 즉시 조세탈루 여부를 정밀 분석해 세무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할당관세 혜택을 악용한 수입업체와 밀가루·설탕 등 국민 먹거리 가공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검증을 지속해 물가안정과 공정과세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격 담합과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면서 정당한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물가안정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