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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아름다운 산 거제지맥 62km를 종주하다

거제지맥 100K 주최, 62km, 34km 부문 열려
망산, 가라산, 벽병산, 국사봉, 대금산 동서지맥 풍광 비경
62km 남자1위 안성권, 여자2위 김수현, 34km 남자1위 심재덕, 여자1위 박수지

theTAX tv 채흥기 기자 | 거제도는 제주 다음으로 큰 섬이며, 망산~가라산~벽방산~국사봉~대금산 등이 거제지맥을 형성하고 있어 산 위에 올라 거제도와 섬의 풍광을 바라보면 저절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지난 3일 거제지맥 62km 종주에 나섰다.

 

 

 

대회명은 거제100K 대회로 오는 9월10일 본 대회를 앞두고 시범대회 성격으로 열렸다. 

코스는 62km와 34km 2개 코스로 열렸고, 62km는 18시간(오전 2시~오후 8시), 34km는 7시간의 제한시간이 주어졌다.  기자가 달린 62km는 총고도가 4,000m가 넘는다. 


주요 코스는 명사해수욕장을 출발해 망산~저구고개(6.5km)~다대산성(8km)~가라산~학동고개(cp1 15km)~벽방산~심원사(cp2 21.7km)~국사봉~송정마을(35km)~대금산(cp3 41km)~장목마을(50km)~대봉산~농소전망대~농소마을~농소해수욕장 62km 이다.

 

 

출발 전 몇몇 지인들과 인사를 했다. 특히 B후배는 오랫만에 주로에서 보았다. 그동안 운동을 못했는지 살이 많이 쪘다. 기념사진 찍고, 심재덕 선수의 인사를 했다. 지난주 서울100마일 167km(2위) 뛰고,  쉬어야 하는데,  손님맞이 인사로 34km 뛰는 것 같아 그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정각 2시에 출발...동네 개들이 짖어댄다. 본격 망산에 진입한다. 예전 망산 오르막이 금방 이었던 것 같은데 정상석까지 34분 걸렸다. 바람이 세차다. 망산 구간은 돌이 많아 위험 구간이다.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얼마나 갔을까. 여성주자가 되돌아 온다. 누군가를 부르더니 순간 사라졌다.  망산을 내려오면 6.5km 저구고개에서 물을준다. 6.5km 구간 물 한통은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급수가 안되면 포기해야 한다. 약 9km를 더 가야 15km 학동고개 cp1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 70km 대회 때는 가라산 가기 전 정상 가까운 중턱에서 물을 미리 옮겨두고 cp를 운영한 적이 있다.

다시 가라산을 오른다. 다대산성 1.5km, 정상까지 4.4km이다. 해발500m대지만 다른 산들과 다르게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곳, 예를들면 영남알프스 1000m와 체감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대산성을 넘어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다대산성은 통일신라 때 축조한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왜구를 막을 목적으로 운용됐을 것이다.

가라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하나 남기고, 두 주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J후배와도 자주 조우한다. 젊은 후배 동반주자로 나섰다.  J 후배와는 정말 몇 년만에 주로에서 만났다. 지난주 서울100마일 광진교 입구 88km 지점 cp에서 자봉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자봉팀 P, L 등 3명이나 출동이다.

15km 지점 cp1 학동고개에 오니,  3명이 포기했다고 전한다. 물 채우고 초코파이와 방울토마토를 먹은 후 한웅큼 가방에 넣었다. 15km 4시간 24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시간당 평균 3.5km 되는 것 같다. 이제 벽방산이다. 벽방산도 한참을 올라야 한다. 벽방산 내려와서 심원사에 오니 cp가 없다. 물을 채운다. 주자 2명이 내려오더니 머리에 물을 끼얹는다. 11시부터 비가 조금씩 오는데 내리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cp는 심원사에서 조금 내려오니 있었다. 여기서 다시 J씨를 만났다. "일행은 요?" "금방 내려 옵니다" 한다. 시레기국을 맛있게 먹고 방울토마토를 챙긴다. 

먼저 길을 나선다. 시멘트길이 은혜사에 이어 한참 진행되다가 비포장 임도가 한동안 계속된다. 산을 하나 넘으니 국사봉 오르는 길 정상까지 500m 표식이 있다. 조금가니 급경사다. 국사봉 정상에서 두 주자와 만난다. 난이도 역대 최고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한다. 

국사봉을 내려오면 송정마을이다. 송정마트에서 전북죽, 황도 한캔, 식혜는 가방에 넣었다.  물을 채우고 미리 준비한 마숫가루에 파워에이드를 섞는다. 4명의 주자들이다. 먼저 출발. 얼마쯤 2명의 주자와 함께 정상에 오니 정자있는 곳에 표식이 있는데, 좀 이상하다. 마치 올라오는 표식인 듯 하다. 즉 반대로 올라온 것 같은 기분. 비는 내려 gpx 확인해보려 해도 화면 터치가 안된다. 먼저 치고 내려가니 집이 보이고 임도에는 대금산 7km 표식이 보인다. 

조금 가다가 여성 등산객을 만나 물어보니 계속 가면 된다고. 주최측 천영기 후배에게 전화를 한다.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라는데...비가 내려 휴대폰 화면 터치가 안된다.

송정에서 대금산까지 7km 정도 된다고 한다. 얼마나 뛰다싶이 올랐을까?  대회 표식이 있는데 아까 올랐던 시작점이다. 한바퀴 돌아 제자리네. 돌아버리겠다. 아마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아야 하는데 반대로 돌면서 반대방향으로 간 모양이다.

여하튼 올랐던 초입에는 표식이 대금산 방향 임도로 되어 있다. 이제 제대로 가고 있다면서도 자꾸 확인이다. 대금산까지는 송정에서 7km 정도 되기 때문에 한참을 가야한다. 그늘사초가 비에 촉촉이 젖어있는 길은 매우 좋다. 제한시간을 오후 6시로 알고 남은 시간과 거리를 체크한다.  시간당 5km는 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점점 줄어드는 시간... 마음이 조급해진다.

대금산 입구에 오니 cp3 41km 지점이다. 주자들이 한참 모두 갔단다. 떡과 방울토마토 챙기고,술빵같은 하얀빵 4개와 쑥떡 2개를 집어 들고 가면서 먹는다. 800m 능선을 하나  넘으면 500m를 바짝 올라야 정상이다.  대금산 정상석은 가지 않고 바로 데크에 표식이 있다. 마음이 급해 바로 옆 정상석에 가지 않았다. 비가 와서 휴대폰 화면 터치가 안되어 영상 찍는 걸 포기했다.

대금산 내려오니 표식이 왼쪽 임도로 되어 있다. 임도를 내려오면 아스팔트길과 마주한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오다 다시 오른쪽 마을로 간다.  한참을 가다가 오른쪽 임도를 오르고 산을 넘으니 장목면 소재지이다. 계속 달린다. 34km 후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장목면소재지 마을 중간지점에서 34km 후미주자 3명을 만났다. 주자 한명에 대해 후배에 대해 설명하니 대뜸 알아듣고 1사간 30분 전쯤 갔다는 것.  후배에게 이 대회를 추천했었다. 62km 코스는 힘드니 34km를 추천했는데 기어이 컷오프 되더라도 62km 한다 하더니 얼마전 망산 가라산 답사를 하고 나서 자신감을 상실했는지 대회 전 34km로 변경했다. 34km는 문동폭포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한다. 

장목마을에서 고개를 하나 넘어 마을까지 아스팔트를 가다가 우측 농로를 지나 농가주택 왼쪽 임도를 따라 구절양장 오른다. 임도가 끝나는 부분에서 우측으로 오르니 대봉산이다. 대봉산을 내려오면 농소마을 표식이 보인다. 산을 내려오면서 마을 사람에게 주자들이 갔느냐 물으니 한참 전에 갔다고 전한다.

이제 좀 편하나 싶더니 농소마을 전망대 표식이 있는 산을 오른다. 내려가는 길 시멘트 임도이다. 주자 1명이 달려내려온다. 대전가는 막차를 타야 한다고 질주다. 따라가다 힘들어 페이스 조절이다. 

비는 계속 내린다. 굴다리 지나 드디어 해수욕장이 보인다. 한참을 가서 거의 끝지점에 피니시가 있다. 후배가 골인 장면을 영상으로 담았다.

 

걸린시간은 15시간 24분이다.

 

62km 부문 남자 1위는 안성권(10시간 54분), 여자1위는 김수현(12시간 57분)

34km 남자1위 심재덕(4시간 3분), 여자1위 박수지(4시간2분) 이다. 박수지가 여성으로는 전체 1위를 했다. 이런 경우는 드문 경우이다.


(에피소드)
골인지점 10여km 남겨두고 주로에서 카드와 현금 8만원 정도가 든 비닐봉지를 주었다. 확인치 않고 그대로 가방에 넣었다. 골인 후 그 사실을 잊고 있다가 숙소에서 짐 정리하며 발견했다.

주최측에 전화를 했더니 바로 안성권이라는 분에게 전화가 왔다.  숙소 앞에서 만나 분실물을 주고서 인근 곱창집에 갔다. 주로에서 자주 만났던 후배로 안면은 있었지만 대화를 해보지 않았지만,  같은  불수사도산악마라톤클럽 회원이기도 해서 훈련을 함께 한 적도 있다.

62km 부문 10시간 54분  1위다. 1위의 분실물을 주웠으니 행운이다. 그동안 62km와 34km 주자들이 많이 지나갔는데, 못봤을까? 난 눈이 확 띠던데...인연이다.

이것이 7월3일~4일 거제에서의 추억 한페이지이다. 

9월10일 똑같은 코스의 본경기가 치러진다. 그날 다시 62km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