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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대한 도전 서울100마일 167km 35시간에 가능할까?

러너킹 주최, 서울둘레길(157km +안양천 10km) 기반 167km
38명(남자 30, 여자 8) 도전 42%인 16명만 완주
김지수 19시간 54분 첫 대회 우승

theTAX tv 채흥기 기자 | 

 

 

2021년 6월26일(토) 오전7시~27일(일)
오후6시. 

 

거리 167km(서울둘레길 157km+안양천 10km)

총고도 6,000m.

참가자 38명.(남자 30명, 여자 8명)
유일한 외국인 참가자 에드워드(싱가폴)

(남자 순위)
1. 김지수: 19시간 54분
2. 심재덕: 21시간
3. 송재영

(여자 순위)
1. 박지영
2. 서경숙
3. 황지호: 28시간대

38명 참가. 16명 완주 완주율 42.1%
혹서기에 167km 대회 생각해볼 문제이며, 이러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제한시간 35시간도 문제이다.

지난해 1월28일 참여한 캄보디아 앙코르왓정글트레일 128km.

28km 지점에 야트막한 산 하나가 있고 그외 거의 평지인데, 완주율이 50% 대이다. 30도가 넘는 더위와 주로가 모래가 많아 흡사 고비사막을 달리는 것 같다. 결국 내년부터 128km는 축소되어 100km로 운용된다. 힘이 들어 87km 이후 거의 걸어서 완주했었다.

그렇다면 서울둘레길은 어떤가.

봉산, 앵봉산(7코스), 북한산(8코스),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 고덕산, 일자산,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 관악산, 삼성산 등을 지나가야 한다.
산이 많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어 주자들을 힘들게 한다. 살력이야 선두와 후미 차이가 많이 나기 나름이지만, 이번처럼 날씨가 도와줬는데도 완주율이 낮은 것은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다.

결과적으로 상위 몇%를 위한 대회였다.
1회 대회로 국내 마즈터즈 최고수 4명이 출전해 중량감은 있었으나 참가자 모집 실패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 버린 셈이다. 일부에는 제한시간 40시간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대회 던 사업이던 참가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오전 7시 신정교 안양천체육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출발. 비가 그치던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

초반 5분30초 페이스. 한강합수부 지나 가양대교 전 나들목으로 좌회전해야 하는데, 김원익씨 행주대교 방향으로 직진하고 있다. 소리쳐 불러도 직진이다.
할수없이 자전거타는 아저씨에게 사정한다. 주자에게 알려달라고. 못간다고 하는 것을 사정사정했다. 아저씨가 방향을 틀어 간다. 그 이후 김원익씨를 보지 못했다.

달리는 중 땀을 너무 많이 흘렸고, 밤엔 졸음이 쏟아져 힘들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나 최우수, 이소영, 문영선 주자들과 흩어졌다 만났다를 반복.

초반부터 장미공원 거쳐 산 오르막까지 함께 가다가 나와 성훈 후배는 평창 입구에서 콩국수 식사를 하는 동안 추월했다.

이후 정릉 편의점에서 만나 함께 달리다 2cp 이준열사 묘 인근에서 만났었다. 우이동에서 철인하는 성훈 후배 2명 마중나오고 한참을 뛰어 도봉산 입구 식당에서 열무냉면과 만두를 먹었다. 철인3종 하는 젊은 아가씨들인데, 맥주에 소주를 말아먹는다. 철인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단다.
성훈이 나를 선배라고 소개했는데, 선배같지 않다고 말한다. 성훈이 보다 젊다는 의미지 ㅎㅎ.

창포원에서 화장실 들렀다 나오니 윤명숙 누님도 도착. 식사를 하지 않았단다. 식사를 하고 떠나셨는지...

성훈 후배와 수락산 갈림길(당고개역 가는 길 짧은 코스) 지나 덕릉고개 cp 가기 전 길을 잘못들어 수락산 능선을 타버렸다. 덕릉고개를 지나오는데 cp가 없다. 윤미 대표에게 전화하니 초입 데크가 있는 곳에 있단다. 되돌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달렸다.

그런데 문제는 먹어야 하는데...cp를 지나쳐 왔으니...

도봉산 식당에서 성훈 후배가 준 카스테라와 내가 준비한 미숫가루를 먹었다. 다행이었다. 카스테라를 받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채석장을 조금 지나 덕릉고개 접어드는 길. 오후 8시가 다 되어 헤드랜턴을 켠다.

성훈 후배에게 먼저 가서 cp에서 기다리겠다고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cp에서 잠을 청하기 위해서다.

덕릉고개 조금 지나 앉아 밧데리를 점검하는데 이영아씨 일행이 내려온다. 보조밧데리가 달리면서 충전이 잘되지 않아 아예 손으로 들고 달린다. 예전 핸드폰은 예비벗데리 몇개 가져가서 갈아 끼우면 되는데, 지금은 본체 자체에서 갈아끼울 수 없으니 예전보다 못하다.

이영아씨는 100km 울트라 고수 아닌가.
몇년전 북한강울트라 사진 자봉을 갔는데 운길산역 직전 선두권으로 들어오는 모습에 관심을 갖고 보았었다.

함께 달리다가 추월했다. 다시 잠이 쏟아진다. 불암산 구간 갈림길 의자에 누워 눈을 감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소리가 들려 일어나보니 소영씨 일행이다. 주자 2명이 더 붙어 총 6명이 됐다. 그들을 추월해 백세문 앞에서 영상을 찍는데, 금새 따라왔다. 

다시 추월해 신내동 천길을 달려 천에서 막 올라오는데 주자 한사람이 태릉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길이 아니라고 소리친다. 가서 보니 천으로 내려가는 곳에  둘레길 주황색 리본이 달려있다. 착각할 만하다. 시그널 위치가 잘못되었다.

그분은 앞서가고 혼자서 중랑캠핑장 방향으로 틀었다. 또 졸음이 쏟아져 다시 의자에 눕는다. 일어나니 소영 3인조가 올라온다.

아차산관리사무소 직전 화장실에서 헤어진 뒤 4cp 광진교 입구 87.9km 지점에서 만났다. 라면과 김밥 수박을 먹고 혼자서 길을 나선다.

한강에 접어들어 암사나들목 가기전 고라니가 산책을 나왔다. 동영상을 찍었다. 조금 지나 의자에 누웠다가 잠시 눈을 붙인다. 

나들목에서 젊은 주자와 동반주하다 암사유적지 앞에서 자고 간다며 헤어졌다.
일어나 가는데 건너편 반대에서 소영씨 일행이 온다.

"방향을 잃었다. 어디로 가야하나?"
" 저 쪽으로 가시면 되요" 

반대방향이라 방향을 잃었다. 산에 접어들었다. 오르락 내리락 반복...뛰지를 못한다. 그렇게 산을 하나 넘어 소영씨에게,
"현재 몇키로 진행했나요?" 물으니 94.5km 정도라 한다. 내 스트라바는 약 97km. 1km 정도 늦게 켰으니 98km인 셈이다.

현재 27일(일) 오전 3시11분. 오전 6시까지 수서역까지 가야한다. 현재 거리 95km 잡더라도 남은 거리 약 19.5km. 남은시간은 2시간49분. 시간당 6.5km 정도는 가야한다. 평지도 힘든데 고덕산과 일자산이 길게 늘어져 있어 만만치 않다.

조금 후 성훈 후배가 동료 2명을 대동하고 내려왔다. 시간상 수서역 컷오프될 것이므로 가지 말라고 했더니 기어코 갔다. 38분 오버란다.

DNF...

광진교 입구에 오전 1시 도착. 남은 시간 5시간. 김밥 먹고 바지만 갈아입고 밧데리 챙겨 바로 출발했으면 시간당 5.5km면 가능했는데 나의 실책이다. 여기서 죽기살기로 승부를 봤어야 했다. 하지만 졸려 더딘발을 어찌하랴~

대만횡단 265km가 생각나네.
첫번째  64km 지점 중단 실패 후 두번째 도전, 165km 지점 무링고개 해발 3,275m를 넘어 험한 고개 다 넘고 175km 지점부터 헬맷 쓰고 달렸다. 200km cp까지 거리는 약 25km. 3시간 정도 남았었다. 시간당 7.5km 정도 가야한다. 포기. 이 상황과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175km cp  버스에서 잠을 잔 것이 실패 요인이다. 그놈의 졸음이 문제다.

 

산을 내려와,  "나는 여기서 시간상 갈수없어 포기하려고 한다" 하니 소영씨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들도 포기한다고 한다.

약 95km.
내 스트라바는 약97km이다.
늦게 켰으니 여기에 1km를 더해 98km 이다.
걸린시간 19시간 51분.

나에게는 1시간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