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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회계 일반

플랫폼노동자 원천세율 3.3%→2.2%…세무사회 건의, 정부 세제개편안 대거 반영

배달라이더·택배기사 등 인적용역자 약 500만 명 과다 원천징수 부담 완화
부양가족 기본공제 소득요건 상향…실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 전환
가업상속공제 업종 변경 문턱 낮췄지만 경영·사후관리 요건 강화 논란
세무사회 “교정세제에 치중…상속세·물가연동세제 등 민생 과제 보완해야”

theTAX tv 채흥기 기자 |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영세 플랫폼노동자의 인적용역 원천세율 인하와 부양가족 기본공제 소득요건 완화,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한국세무사회가 제안해 온 주요 건의사항이 대거 반영됐다.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이번 개편안이 과도한 원천징수와 불합리한 공제 기준을 개선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전환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일부 부작용을 바로잡는 ‘교정세제’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상속세와 증여세, 물가 상승에 따른 세 부담 등 국민과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구조적인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플랫폼노동자 및 인적용역자에게 적용되는 원천세율 인하다. 정부는 현행 소득세 원천징수세율을 3%에서 2%로 낮추기로 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원천징수율은 3.3%에서 2.2%로 내려간다.

 

 

그동안 플랫폼노동자들은 실제로 내야 할 세금보다 많은 금액을 미리 납부한 뒤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 환급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납세자는 환급을 받기 위해 별도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과세관청도 대규모 환급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세무사회는 임광현 전 국회의원(현 국세청장)과 진성준 국회의원을 통해 관련 법률 개정안을 제안하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라이더유니온 등 노동계와 함께 원천세율 인하를 요구해 왔다.

 

세무사회는 이번 조치로 보험모집인 등 연말정산 대상 사업소득자를 제외한 약 500만 명의 인적용역자가 과도한 원천징수 부담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세 행정의 환급 부담이 줄어들고 고액의 환급 수수료를 받는 일부 세무플랫폼의 문제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부양가족 기본공제 대상자의 소득요건도 현실화된다. 현재는 대학생 자녀 등이 아르바이트로 연간 소득금액 100만 원,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 500만 원을 조금만 넘어도 인적공제를 비롯해 교육비와 신용카드 사용액, 기부금 관련 공제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기본공제 대상자의 소득요건을 연간 소득금액 300만 원 이하로 높였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 750만 원 이하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아르바이트 소득이 있는 대학생 자녀 등 부양가족을 둔 가구의 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월세 세액공제 한도도 현행 1천만 원에서 1천200만 원으로 확대되고, 청년에게는 월세액의 17%를 공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임신 이후부터 출산 전까지 기업에서 받은 출산지원금도 비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지방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 감면 혜택을 우대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다만 세무사회는 기본공제 대상자의 소득기준은 상향됐지만, 납세자 본인과 부양가족에게 적용되는 1인당 기본공제액은 2009년 150만 원으로 오른 뒤 17년째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40% 이상 오른 만큼 공제액과 과세표준을 물가에 연동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월세 세액공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무주택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용 대상자의 소득기준을 현행 8천만 원에서 1억 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업자가 지출하는 의료비와 교육비, 월세 역시 기초생활비 성격이 있는 만큼 근로자와 동일하게 세액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또 다른 핵심은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 전환이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체계를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 기준으로 바꾸고,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반면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춘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개편된다. 정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고,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 원 이하의 1세대 1주택에는 양도소득 기본공제를 현행 250만 원에서 2천500만 원으로 확대한다.

 

세무사회는 실거주하지 않는 투자·투기 목적의 주택에 대한 세제상 혜택을 축소하고 국민의 주거권을 중심으로 제도를 전환한 방향에는 공감했다. 그러나 실거주 1주택자까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으로 유지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 부담 상한을 높이는 것은 조세저항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거주 1세대 1주택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고가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 지방세인 재산세를 조정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기간만을 기준으로 공제하는 방안에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여러 해에 걸쳐 발생한 양도차익이 한꺼번에 과세되는 ‘결집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이를 단순한 세제 혜택으로 보고 폐지하면 조세제도의 기본 원리와 정합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는 적용 업종을 변경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현행 제도는 동일한 대분류 안에서만 업종 변경을 허용하지만, 앞으로는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불가피성이 인정되면 대분류를 벗어난 업종 변경도 허용할 방침이다.

 

공제한도는 최대 1천억 원으로 확대되고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도 신설된다. 반면 가업의 범위를 전문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가진 기업으로 제한하고, 가업 경영기간은 10년에서 30년으로, 사후관리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등 적용 요건은 크게 강화된다.

 

세무사회는 2025년 기준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은 기업이 247개, 공제액은 약 9천500억 원에 그친다며, 경영기간과 사후관리기간을 지나치게 늘리면 중소기업의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칙적인 부의 이전을 막는 장치는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중소기업의 승계까지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부는 전체 241개 조세지출항목 가운데 115개를 정비할 계획이다. 세무사회는 관행화된 세제 지원을 성과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방향은 타당하지만, 대기업이나 정책 효과가 낮은 감면부터 축소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은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추진비 적격증빙 기준을 경조금은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그 밖의 지출은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높이고 기한 후 신고에 대한 가산세 감면을 확대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거래 현실과 납세 편의를 반영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종합부동산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양도소득세 공제제도가 여러 해에 걸쳐 단계적으로 달라지는 만큼 정부가 연도별 적용 기준과 신고 방법을 알기 쉽게 정리해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복잡한 시행구조가 국민과 조세전문가의 납세협력비용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무사회는 3일 별도 논평을 통해 "이번 개편안이 플랫폼노동자 원천세율 인하와 실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 비과세·감면 정비 등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지만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새로운 조세체계까지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총평했다.

 

구체적으로는 실거주 1세대 1주택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제외,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상속세 전환, 상속세 기초공제 확대, 배우자·동거주택 상속공제 개선, 증여재산공제의 10년 단위 제한 완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의료비·교육비·월세 공제, 물가연동세제 도입 등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세무사회는 정부가 이번 개편안 시행으로 연간 약 3조4천억 원의 세수 증가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조1천억 원이 부동산 보유세와 자본이득 과세 개편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점에도 주목했다. 급격한 부동산 세제 변화가 정부 추계보다 더 큰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플랫폼노동자의 원천세율 인하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은 세무사회가 국민과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조세원칙과 조세정의에 부합하면서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세금제도를 만드는 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사회는 향후 국회의 세법 심의 과정에서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정부안에 빠진 상속·증여세 개편과 물가연동세제 등 민생 과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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