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TAX tv 채흥기 기자 |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지방 민간위탁 회계감독 강화 입법 토론회'와 관련, 민간위탁사업에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려는 입법 시도는 회계사의 업무 독점을 확대하고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정책이라며 세무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7일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회계사회가 자본시장의 회계투명성 확보도 충분히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공공부문까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려는 것은 사실상 회계사 업무영역 확대를 위한 시도"라며 "이미 사실상 폐기 상태인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되살리려 한다면 국민과 지방정부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무사회는 과거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위탁사업에 회계감사를 실시했지만 실질적인 검증 효과는 미흡했고, 정산보고서 확인 수준에 그치면서 세금 낭비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세무사와 회계사가 함께 참여하는 '결산서검사' 제도로 전환하는 조례 개정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검증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주광역시, 구미시, 경주시, 완주군, 고성군 등 여러 지방정부는 민간위탁사업비 외부검증에 세무사와 회계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결산서검사 조례를 개정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이러한 지방정부의 자율적인 제도 개선 움직임을 회계사회가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무력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세무사회는 특히 회계사회가 지방자치법에 민간위탁 회계감사 의무화를 명시하도록 추진하면서 지방의회의 자치입법권을 제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방의회에 대해서도 "법률이 곧 개정될 예정이므로 조례를 개정해도 의미가 없다"는 논리를 앞세워 자율적인 조례 개정까지 막아왔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회계기본법 제정안과 지방자치법 개정안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김범준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민간위탁사업의 회계감사 의무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과도한 회계감사 비용 부담이나 지방자치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세무사회는 평가했다.
반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토론 과정에서 "민간위탁사업의 투명성 제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회계감사 비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지방정부의 재량권 보장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법률로 일률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국회에는 민간위탁 회계감사 의무화 법안뿐 아니라 보조금 정산검증에 세무사 참여를 허용하는 보조금법 개정안과 세무사의 세출검증권을 인정하는 세무사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돼 있는 만큼 다양한 입법 방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기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객석토론을 통해 토론회의 편향성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직접 지적했다. 그는 "전국 다수의 지방정부에서 세무사와 회계사가 함께 참여하는 결산서검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각 지방정부가 사업 규모와 특성에 맞게 결산서검사와 회계감사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세무사회는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민간위탁 회계감사 의무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과도한 국민 부담과 특정 직역 독점 문제 등의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음에도, 회계사회가 다시 법안 통과를 시도하는 것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토론회가 국회의원 공동주최 없이 회계사회 단독 주최 형식으로 진행됐고, 회계사회 입장을 지속적으로 대변해 온 인사가 발제를 맡은 점 등을 들어 토론회의 공정성과 객관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세무사회는 회계업계가 표준감사시간제와 주기적 감사제도 도입을 통해 회계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 수준은 여전히 세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기업들은 과도한 감사·컨설팅 비용 부담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간위탁과 보조금, 공동주택 등 비영리 공공영역까지 회계감사가 확대됐음에도 부실 감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제는 회계사와 세무사가 함께 경쟁하는 검증체계를 통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공공재원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지방 민간위탁사업에 관한 규정이 없는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려는 것은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발상"이라며 "공공재원의 적정성 검증은 특정 직역의 독점이 아니라 회계사와 세무사가 함께 경쟁하고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될 때 세금 낭비를 줄이고 국민 편익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