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2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트레킹

그대 어디로 가는가..한티가는 길(2)

조선시대 축조 가산산성
한티순교 성지 천주교인 37명 순교

theTAX tv 채흥기 기자 | 한국의 산티아고 한티 가는 길은 칠곡군 왜군읍 소재 가실성당에서 구한말 천주교 신자 37명이 순교한 한티성지까지 가는 45.6km의 길이다. 하루에 걷기에는 무리이고 1박 2일이면 적당하다.

 

 

 

4코스는 동명성당에서 가산산성까지이고, 5코스는 가산산성에서 종착지 한티성지이다. 

 

필자는 제주도 올레길처럼 생각하고 갔다가 산이 높아 너무 힘들었었다. 평소 등산을 하지 않았던 일반인이 걷기에는 무리이다. 특히 3코스 창평저수지에서 동명성당까지 코스는 가파른 산을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다소 힘들다.

 

1일차 1코스에서 3코스까지 걷고 동명 저수지 인근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7시가 조금 넘어 숙소를 나서 택시를 탄 후 어제까지 걸었던 식당앞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바로 산으로 접어든다.

 

계속 오르는데, 큰 개가 짖고, 아주머니가 길이 아니라고 큰소리한다. 되돌아서 바로 산을 오르는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대나무 숲이 나타난다. 첫번째 스탬프는 팔각정이다. 이른 아침 노인 두 분이 대화를 나누고 계시다.

 

냇가를 건너 오르니 이제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돌길이 우릴 반긴다. 돌탑에 작은 소망을 얹고, 산을 오르기를 여러번...산을 마을이 나타난다. 갤러리가 보이길래 들어가 보았더니 돌에 꽃이 핀 돌들을 전시해 놓았다. 한켠에 인삼 등 각종 약초를 넣은 담근술병이 있다.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들어오는데, 고향이 청도인 아저씨가 청도 등에서 생산된 돌꽃을 10여년전부터 모아두었다고 한다.

 

옆에는 드롭탑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대도시 못지않은 깨끗하고 심플하다. 전시장도 보았겠다 해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 옥상에서 마시면서 잠시 아저씨의 인생사를 들어본다, 대구에서 직원 80명 정도하는 건설사를 운영하고 계신다고 했다. 현재 건물을 1년전 매입했다고.

 

부지런히 길을 나서니 원당전원마을이다. 집 한채가 15억원 하는 집도 있다고 한다.  원당고소가 나타났다. 아주 작은 성당이다. 

 

전원주택들을 보면서 가다보니 가산산성이 나타난다. 가산산성은 칠곡군 가산면 해발 901m에 쌓은 아마도 고려 때 산성으로 추정된다. 사적 제216호인 가산산성은 병자호란 이후 인조 17년인 1639년에 방어목적으로 성을 쌓았다. 칠곡도호부의 관아도 산성안에 있었다. 

 

이제 본격 5코스에 접어든다. 거리는 14.6km. 배가 고파 식당을 보는데, 문을 열지 않았다. 팔공산터널을 지나간다. 평산아카데미와 신세계여성병원 입구에 스탬프를 찍는다. 데크길이 멋지다. 조금 오르니 한티순교성지 입구이다. 스탬프 찍고, 900m 정도 오르니 당시 초가집 마을을 재현해 놓았다. 

 

한티순교성지는 칠곡군 동명면 득명리에 있다. 해발 1192m 비로봉을 중심으로, 팔공산 한티재 해발 600m에 자리잡고 있다. 한티란 큰재를 뜻한다. 1815년 을해박해 때 형성된 천주교 교우촌으로 병인박해인 1868년 확인된 것만 37기의 순교자 묘지가 주면에 번호가 매겨져 자리잡고 있다. 더 이상의 순교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교자묘역길에는 번호가 매겨진 33명의 무명 순교자와 4명의 이름있는 순교자의 묘를 따라간다. 숯가마터가 있는데, 교유들이 생계수단으로 참나무숯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은 마침 성지에서 만난 대구분이 고맙게도 가실성당까지 태워다 주어 쉽게 올 수 있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신데, 자주 가실성당과 한티순교성지를 오신다고 했다.